여권과 ESTA 신청서를 찾던 중 ELC에서 공부할 때 받은 성적표를 발견했다.
Boa, you are a smart woman, and you have shown diligence in completing both homework and in-class writing assignments. During class activities, your participation has varied: when you've been actively involved, you have added life and energy to our class, but when you have not, you have deprived others of the benefit of your knowledge.
...
Grammar Writing 선생님인 Ethel이 내 성적표에 남긴 말이다.
내가 활기차게 수업에 임할 때는 반 친구들에게 에너지를 주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유익함을 빼앗는다는 얘기다. (해석하려니까 좀 어색해지긴 하지만) 이 말은 사실이다.
아버지께서 늘 말씀하셨다. 나란 아이는 기분이 좋을 때는 다른 사람들까지 밝게 만들지만 내가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다른 사람의 기분도 가라앉게 만든다고 하셨다. 아침 먹을 때마다 느낀다. 내가 기분이 좋은 날은 아침 식사 분위기 한결 밝고 즐겁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아침을 먹는다. 내가 조용한 날은 아무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냥 나 빼고 대화들 좀 이어나갔으면 하는데 그런 분위기가 도저히 안 만들어진다. 이거 정말 임보아효과다.
사실 난 그렇게 밝은 아이가 아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일부러 밝은 척을 할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 편도 아니다. 난 그저 나대로 있고 싶다. 하지만 내가 나 편한 대로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나 때문에 긴장하거나 불편해진다.
오늘 난 무척이나 우울했다. 너 때문이었다. 덕분에 낯선 사람들 앞에서 인사도 제대로 안 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지 않고 혼자 홀짝홀짝 마셨다. 그 결과, 혼자 취해 소리 지르고 웃고 박수 치고 마지막에는 노래도 불렀다. 그렇게 웃기고 까부는 나도 또 다른 나지만 오늘은 확실히 솔직하지 못했다.
그저 나 자체로 꾸미지 않아도 불편하거나 신경쓰이지 않는, 그런 너는 이제 내 앞에 없다. 일부러 웃고 말을 붙이지 않아도 그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그런 너는 정말 더 이상 내 옆에 있어 줄 수 없는 것인가. 할 수 있다면 붙잡고 싶다.
그래도 인생을 살면서 그런 사람은 한 명 옆에 두어야 하지 않겠는가. 너도 나도.
'낙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파란 눈의 그대는 어디있나요. (0) | 2011/12/22 |
|---|---|
| 남자친구 있다 (0) | 2011/12/17 |
| 진짜 다중이는 나인건가. (0) | 2011/12/17 |
| 깨달으면 끝 (0) | 2011/12/09 |
| 최근 들어 (0) | 2011/12/06 |
| 넌 다중인격이니?! (0) | 2011/12/06 |
댓글 0개 의 댓글이 달렸습니다.